2022년 10월 29일 밤에 이태원 거리에서 젊은이들의 꽃다운 삶을 앗아간 비극적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젊은 영혼들의 안식을 빌며 가족들에게 마음깊이 위로를 보냅니다. 우리 학회는 이 사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처가 보다 원숙하고 근본적인 실효성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감정적인 ‘가해자 찾기’는 안전문제 해결에 역행하므로 지양해야 한다.
사고는 누구를 탓함으로 예방되지 않는다. 비극이 있었으니 가해자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성급한 희생양 찾기를 반복하는 동안 성찰의 기회는 상실되고 안전은 진전될 수 없다. 책임의 규명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사건이 난 후에 갑자기 현명해지는 착각인 후견지명편향(Hindsight)에 매몰되어 쉽게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선정적일 뿐 정의롭지도 않고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 이번 사고도 일회적이고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었음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좁은 비탈골목 압사사고에 대비한 보행인 흐름 통제 등 예방 작전을 수행하지 않은 것은 오래된 안일함이며, 일회성 잘못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 시설 면에서 안전 배려가 불충분한 것도 역시 일회적이고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다. 사고의 책임을 묻는다면 그런 문제들이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고 그동안 누구도 고치지 않았다는 점을 정직하게 고려해야 한다.
* 사회 안전을 위해서는 제도화된 전략이 평소에 수립되고 작동해야 한다.
안전 인력의 투입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사전 예측과 계획이 없이 투입 숫자만 채우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을 이번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모든 사회 안전에서 문제가 제대로 고려되고 예방 전략이 확실히 수행되도록 설정되었는지 이 기회에 돌아보고 정비해야 한다.
* 위험의 예상과 대처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일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구체적으로는 인파가 일시에 몰릴 수 있는 위험 장소(비탈 골목, 지하철 계단, 과밀 지하철, 경기장 및 공연장과 그 주변 등)에 대한 시설과 통제 양면의 체계를 정비하고 준수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특정 경우에 나타나는 군중의 충동성, 해당 장소의 지역적 약점 등이 고려되었는지, 만일의 사고 시 필요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평소의 체계가 있었는지 묻고 그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 안전리더십과 위기 대응의 전문성을 시급히 확보하여야 한다.
사회 안전의 진정한 적은 특정 정파나 담당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안전에 대한 무지이다. 시스템 운영의 소홀함, 진지한 개선이 없음, 그런 무지를 지속시키는 배우지 않음 등 안전 리더십의 부재를 타파하고 위기 대응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언제나 사고는 수많은 다른 방법으로 일어난다.
*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책임과 거버넌스가 명확히 수립되어야 한다.
안전은 개인기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현장과 개인에서만 문제를 찾는 것으로는 오늘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
안전시스템이 수립되고 작동되지 않으면 개인 담당자는 능력이 있어도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안전체계와 제도 지속가능성이 없으면 시설은 방치되고 대응방법은 망각되며 문제는 반복된다. 평소에 책임기관과 책임이 확실하고 그에 의해 평가되어야 시스템은 정비 상태에 놓이고 해이는 방지된다.
* 비정치적이고 전문적인 사고조사를 촉구한다.
사고의 조사와 분석은 사회적 배움의 기회이다. 아픈 만큼 배워야 하고, 현상에 대해 깊은 이해를 얻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결함을 나열하여 원인으로 삼는 전세대적 조사 분석이 아닌 진정한 심층 요인들의 상호관계를 밝히고 시스템 자체를 개선할 방향을 찾아낼 수 있는, 비정치적이고 전문적인 사고조사를 촉구한다.
한국시스템안전학회 이사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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